MZ세대 '인증샷 전쟁' 시작된다... '핑크 텀블러' 대란 발발

이 핑크색 텀블러가 특별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전례 없는 소비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2023년 1월, 미국 스타벅스는 텀블러 브랜드로 명성이 높은 스탠리와 미국 대형마트 체인 '타겟'과 손을 잡고 한정판 핑크 텀블러(40oz)를 49.95달러(약 7만 3000원)에 출시했다. 출시 직후, 소비자들은 타겟 매장이 문을 열기도 전부터 밤새 주차장에서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소비자들이 텀블러를 확보하기 위해 달려 들어가는 모습은 CBS, NBC 등 여러 미국 주요 언론을 통해 생생하게 보도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매장에서는 혼잡으로 인한 안전 문제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 이 텀블러가 원래 가격의 9배가 넘는 450달러(약 65만 7000원)에 재판매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와의 콜라보레이션 이전부터 스탠리 텀블러는 이미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었다. 미국 CBS 뉴스는 지난해 1월 "틱톡에서 '해시태그 스탠리켄쳐(#stanleyquencher)'가 무려 2억 3200만 뷰를 돌파했다"고 보도하며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특히 2023년 11월에는 한 미국 여성이 자신의 차량이 화재로 전소되었음에도 차 안에 있던 스탠리 텀블러가 멀쩡한 상태로 발견되는 영상을 틱톡에 공유해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은 스탠리 텀블러의 내구성과 품질에 대한 강력한 증거로 작용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켰다. 해당 여성은 스탠리 본사로부터 새 텀블러뿐만 아니라 새 차까지 선물 받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스탠리 텀블러가 전통적인 캠핑 장비 이미지에서 벗어나 MZ세대의 필수 아이템으로 탈바꿈한 데에는 특별한 전략이 있었다. BBC는 2020년 스탠리 글로벌 사장으로 부임한 테렌스 라일리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신발 브랜드 '크록스'의 마케팅을 총괄하다 스탠리로 영입된 라일리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브랜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스탠리의 전통적인 강점인 내구성과 보온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을 도입해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했다. 특히 핑크, 퍼플 등 파스텔 톤의 컬러 라인업은 소셜미디어에서 '인증샷'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으며 MZ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라일리의 전략은 수치로도 증명되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스탠리의 매출은 2020년 약 7000만 달러에서 2023년 약 7억 5000만 달러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불과 3년 만에 10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룬 것이다. 이러한 성공을 이끈 라일리는 지난해 다시 크록스로 복귀했지만, 그가 남긴 마케팅 전략은 여전히 스탠리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이 열풍의 중심에 있던 스타벅스-스탠리 핑크 텀블러가 한국 시장에 상륙하면서, 국내에서도 유사한 '오픈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이번 판매가 온라인 채널로만 진행된다는 점에서, 서버 다운이나 품절 사태와 같은 혼란이 예상된다.
한국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스탠리 텀블러에 대한 관심은 높은 상태다. 국내 소셜미디어에서는 해외직구를 통해 스탠리 텀블러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인증샷과 리뷰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으며,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이미 스타벅스-스탠리 콜라보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타벅스-스탠리 핑크 텀블러는 출시 즉시 품절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온라인 판매라는 특성상 구매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 있으며, 이후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이번 판매에 대해 "글로벌 히트 상품을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화이트데이를 맞아 특별한 선물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원활한 온라인 판매를 위해 서버 안정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스타벅스-스탠리 핑크 텀블러의 한국 상륙은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 트렌드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 그리고 한정판 마케팅의 효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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